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큰 소비를 한 번씩 하는 것 같다.
이번 달도 저축은 물건너 갔다.
나도 나의 소비가 과하다는 것은 알지만 주체할 수 없는 소비욕구에 쩔쩔매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습관이 무섭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진짜다.
저축 습관을 들이지 않은 자의 미래는 정말 무섭다.
저축 하지 않은 미래는 공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는 지금 소비의 노예다.
과거의 소비를 후회하는 소비의 노예라니.
나 스스로에게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이 씁쓸함이란.
'그 때 그 옷을 사지 않고 모았더라면 어땠을까'
'그 때 그 전자기기를 사지 않고 모았더라면 어땠을까'
'그 때 그 비싼 음식을 먹지 않고 모았더라면 어땠을까.'
와 같은 후회의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나는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왜 돈을 모으지 못하는 걸까.
답답한 마음 속에서 변화하고 싶다는 갈망이 올라온다.
그리고 이대로 가다간 정말 큰 일이 날 것 같은 두려움도 밀려온다.
생각해보자.
분명 돈을 모으지 못하는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 걸까.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자.
-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보면 금방 써버리고 싶은 욕구에 휘둘린다.
- 나의 노동에 대한 보상을 금전적 소비로 해결한다.
- 언젠가 큰 돈을 벌 것이란 무의식적 환상에 젖어 있다.
- 돈을 모아야하는 목표가 없다.
다음은 문제의 원인들을 하나씩 짚어보고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보면 금방 써버리고 싶은 욕구에 휘둘린다.
나는 생각과 행동에 있어서 충동성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공부 생각이 들면 당장 카페에 가서 공부를 해야하고, 운동 생각이 들면 당장 나가서 운동을 해야한다.
마찬가지로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장 먹어야 하고, 사고 싶은 옷이 있다면 당장 사야 한다.
충동성은 나를 움직이게 해주지만 돈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이 보이면 이걸 다 써버리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통장 잔고는 0원을 찍고야 만다.
내가 나를 돌아보면서 참담함을 느낀다.
변화가 필요하다.
충동성과 관련하여 나에게 지금 필요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이다.
1. 신용카드 없애고 체크카드 쓰기
2. 한 달 생활비 이외의 돈으로 대출금 갚기
신용카드가 내 삶을 망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신용카드를 잘라버리고 체크카드를 쓰자.
다음주에 바로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만들것이다.
체크카드를 쓰면서 한 달 생활비를 측정해보자.
합리적인 수준에서 생활비를 정하고 나머지 돈으로는 대출금을 갚자.
나의 노동에 대한 보상을 금전적 소비로 해결한다.
일을 하고 나면 몸도 힘들지만 감정적으로 많이 소진된 상태가 된다.
속이 굉장히 허한 느낌이 드는데 이때 내 안을 채우고 싶은 보상심리가 작동된다.
문제는 이 보상이 소비라는 점이다.
내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비례해서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돈이 모일 수가 없다.
이 부분도 바꿔야한다.
돈을 쓰는 것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보상을 찾아야 한다.
내가 생각한 보상은 러닝과 잠이다.
밖에 나가서 달리는데에는 단 1원도 들지 않는다.
그런데 몸이 건강해지고 스트레스도 풀리고 잠도 잘 온다.
하늘이 주신 가성비가 아닌가.
그런데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운동할 체력조차 남아있지 않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그냥 일찍 자자.
푹 자고 일어나는 것 또한 1원조차 들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는 말끔히 날려버린다.
러닝과 잠을 꼭 기억하자.
언젠가 큰 돈을 벌 것이란 무의식적 환상에 젖어 있다.
이 부분은 스스로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기인한 문제로 생각된다.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며 살았다.
행운의 여신은 내편이고 내가 하는 일이 지금은 잘 안되도 언젠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으며 산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살아가는 하루는 남들과 다르게 비범해야하며 그렇기에 돈을 더 많이 써도 좋다고 생각했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는 사람의 삶을 최고로 여기며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반성과 후회로 마무리 된다.
이러한 후회의 레퍼토리를 끊어내려면 나는 왜 나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며 살았는지에 대한 사유가 필요하다.
어렸을 적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과도한 애정과 관심을 받았다.
아버지는 무뚝뚝하셨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받았고 어머니와 손잡고 어디를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웃어주었다.
이런 어린시절의 경험이 내가 나를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게 해준 것 같다.
그런데 몸이 커지고 성인이 되어도 특별한 존재라는 자아상은 그대로였다.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나는 비대해진 자아를 감당하기 위해 환상을 부여했던 것 같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나를 알게 되었다.
내가 평범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러니 꼭 기억하자.
나는 평범하다.
돈을 모아야 하는 목표가 없다.
저축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목표가 있어야 달려갈 수 있다.
목표가 없다면 그저 방황할 뿐이다.
나는 지금 돈을 모아야 하는 뚜렷한 목표가 없다.
몇 살에 얼마를 모으자라는 흔하디 흔한 목표조차 하나 없는 것이다.
과거의 나는 이것을 나의 자랑으로 여겼다.
돈에 초연하고 돈을 초월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막상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생각해보니 이만큼 무책임한 생각도 없었다.
돈은 살아가는 데에 필수이거늘 하찮다고 무시했기에 하늘로부터 천벌을 받은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정신차리고 나서 나는 몇살에 얼마를 모을지 정해보았다.
그리고 매월 얼마씩 저축할지도 계산해보았다.
허리띠를 졸라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앞으로 내 삶을 운영해나갈 문제 해결 방법들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 신용카드 없애고 체크카드 쓰기
- 소비 대신 러닝과 잠으로 나에게 보상하기
- 평범한 나로서 검소하게 지출하기
- 매월 OOO 만원 저축하기
내가 정한 규칙들을 실천함으로써 후회와 가난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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