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삶에서 잊을 수 없는 따뜻한 기억 초결울의 쌀쌀한 날씨였다. 바짝 민 머리에는 대삿갓을 쓰고 감색 무명옷을 입고서 맨발에 짚신 차림으로 다니며 집집마다 문 앞에 서서 독경을 하고 시주를 청했다. 탁발 수행에 익숙지 않는 내게는 몹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짚신 사이로 삐져나온 발가락은 아스팔트에 쓸려 피가 났고, 그 고통을 견디며 한나절이나 걸었더니 몸은 마치 너덜너덜해진 걸레처럼 지쳐버렸다. 그래도 꿋꿋이 선배 수행승과 함께 몇 시간이나 탁발 수행을 계속한 다음, 해 질 녘이 다 되어서야 절로 향했다. 그렇게 지친 몸과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돌아가던 도중 어떤 공원에 이르렀을 때였다. 공원을 청소하고 있던 작업복 차림의 중년 여성이 우리를 보자마자 한 손에 빗자루를 든 채 종종걸음으로 다가오더니 ..
인간이란 얼마나 나약한가. 매 순간 의식하고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욕망과 유혹에 무릎 꿇고 마는 것이 인간이란 존재이다. 1. 겸허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 나는 일을 하다가 조금만 잘되도 혹은 대화를 하다가 조금만 아는 것이 나와도 금방 흥분하는 면이 있다. 부끄럽지만 잘난 체하고 싶은 것이다. 스스로 조심하자고 생각하고 다그치는데도 절제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겸허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잘 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나모리 가즈오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가진 능력은 내 소유물이 아니다. 세상으로부터 잠시 빌린 것일 뿐이다. 일의 성과가 좋을 땐 내가 잘해서, 내가 잘나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탁월한 능력은 각고의 노력을 ..
1.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실존주의 철학에 대해 찾아보다가 재밌는 표현을 발견했다. 피투성 사람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는 뜻이다. 그리고 사람은 언제 세상을 떠날지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세상에 나온 이상 우주가 부여한 생의 의지를 따라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장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대목을 꼽으라면 바로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나모리 가즈오 할아버지는 말씀하신다. 인간으로서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 삶의 철학 그리고 경영 철학에 있어서 가장 최우선시 되어야할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도덕인 것이다. 도덕적으로 떳떳하다면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고 사업을 자신있게 ..
강연에 참가한 중소기업 경영자가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에게 질문한다. 댐식 경영을 할 수 있다면야 그야말로 이상적이지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해야 여유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가르쳐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런 방법은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댐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어야겠지요. 강연장에 있던 청중들 사이에 실소가 번져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실망한 듯했다. 하지만 나는 웃지도 실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커다란 충격을 받아 멍하니 넋이 나갔을 정도였다. 마쓰시타 회장의 그 말이 내게 중요한 진리를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1. 가장 중요한 것은 절실하게 원하는 마음 글을 읽고 이나모리 가..
1. 시작은 자연성 물질 인간 이나모리 가즈오를 처음 알게된 것은 인터넷을 서핑하다 우연히 읽은 글 덕분이었다. 사람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자연성 물질, 가연성 물질, 불연성 물질이 그것이다. 자연성 물질 인간은 스스로 불타는 사람을 말한다. 가연성 물질 인간은 자연성 물질 인간이 옆에 오면 불탄다. 불연성 물질 인간은 어떻게 해도 불타지 않는다. 이 글을 읽자마자 가슴이 뜨끈하고 머리가 확 깨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나도 자연성 물질 인간이 되고 싶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누구지. 이 사람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더 알고 싶다 이 사람에 대해서.' 얼굴도 모르고 성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국적도 모르는데 글만 보고도 이 사람은 엄청난 사람 같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