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 눈물을 떨구고 있을 때 알게 된다. 회사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더 깊은 모습 말이다. 어떤 사람은 목소리도 좋고 웃는 모습에 친절해보였지만 막상 나의 약한 모습이 드러나자 날 차갑게 쳐다보고 조롱하는 듯한 말투로 대한다. 또 어떤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는듯 퉁명스러운 태도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날 대했지만 나의 약한 모습이 드러나자 더 챙겨주려고 하고 힘 내라는 기운을 전해주는 모습을 봤다. 약한 모습을 많은 사람들앞에서 드러낸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한 가지는 깨달았다. 겉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 것.
요즘 이직을 준비하면서 서류를 넣는 족족 탈락하고 있다. 경력만 믿고 안일하게 준비한 것이 원인인것 같다. 탈락 메일을 받으면서 속상함이 쌓인 건지 한바탕 울기도 했다. 좀 울고나면 기분이 괜찮아졌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입사지원할 곳이 밀려있었기에 앉아서 슬퍼할 시간이 없었다. 토요일 아침 평소라면 자고 있었을 그 시간에 이력서를 쓰기 위해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다. 그렇게 걷고 걷다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놀던 동네에 발이 닿았다. 나는 근처 카페로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멍하니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데 이곳 동네는 어릴 때 그대로다. 그 시절 행복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서 잠시나마 마음은 편안해졌다. 어렸을 적 나는 친구들과 해맑게 웃으며 뛰어놀았다...
최근 강박불안과 대인기피를 겪으면서 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자주 삶이 위태롭다고 느낀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한강을 걷고 뛴다. 달리면서 마음에 쌓인 노페물들을 모두 쏟아내기 위해서다. 그렇게 운동으로 마음을 다스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정말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아무런 걱정없이 씻고 출근할 준비를 했고 회사에 도착해서는 동료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오늘 해야할 일들에 집중했다.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는 조심스레 퇴근을 알리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동네에 도착해서는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서 집에 왔다. 저녁을 먹으면서 보고 싶었던 TV 프로그램을 보고 9시가 되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한강으로 향한다. 한강에서 걷고 뛰며 땀을 한 바가지 쏟아낸다. 집으로 와서 샤워후에 파워에이드에 ..
하루하루가 전쟁의 연속이다. 삶에서 안정감이란 찾기 힘들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생각하기 어렵다. 다른 친구들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잘 사는 것 같다. 그런데 나만 그러지 못하고 혼자 외톨이처럼 있는 것 같다. 요즘 들어 부쩍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 (지금의 상황은 내가 선택한 것이지만 감정은 사방팔방 요동친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나와 맞지 않다. 개발에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사람이 인프라 운영업무를 하려니 매순간 갈등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계약서에 서명을 한 것은 나였다. 순간의 판단이 삶을 좌우한다는 교훈을 배우고 있다. 이것도 다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려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9개월만 참자. 산티아고 순례길만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오늘 퇴근길에 집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