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박불안과 대인기피를 겪으면서 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자주 삶이 위태롭다고 느낀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한강을 걷고 뛴다. 달리면서 마음에 쌓인 노페물들을 모두 쏟아내기 위해서다. 그렇게 운동으로 마음을 다스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정말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아무런 걱정없이 씻고 출근할 준비를 했고 회사에 도착해서는 동료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오늘 해야할 일들에 집중했다.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는 조심스레 퇴근을 알리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동네에 도착해서는 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서 집에 왔다. 저녁을 먹으면서 보고 싶었던 TV 프로그램을 보고 9시가 되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한강으로 향한다. 한강에서 걷고 뛰며 땀을 한 바가지 쏟아낸다. 집으로 와서 샤워후에 파워에이드에 ..
과거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서 스스로 감당 되지 않을 때. 현재의 문제들이 나를 일시에 덮쳐서 손 끝하나 움직이기 힘들 때. 미래의 불안이 나를 얼어붙게 만들어 마음이 굳어버릴 때. 가볍게 옷을 챙겨입고 나가서 걷자. 걷고 나면 괜찮아진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내가 부숴질 것처럼 여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스스로 나약하다고 자책할 수 있다. 강하지 못하다고. 힘든 일도 이겨낼 줄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스스로를 무작정 다그치지 말자. 내가 나의 편이 되어주자. 어쩌면 지금 힘들다는 건 그만큼 잘 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여린 존재야말로 정말 살아있는 존재가 아닐까. 불안하고 두렵고 막막함이 느껴진다고 나의 삶을 나쁘게 바라보지는 말자. 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들이다..
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님의 영상을 보면서 최근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이다. 글로 쓸 수 있는 만큼 나를 조절할 수 있다. 지금의 나를 보았을 때 조절이 필요한 부분은 불안과 고독이다. 이 중에서도 강박적인 불안이 요즘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한다. 강박불안이 올라오면 스스로를 무가치하고 볼품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미래는 캄캄한 어둠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사무실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준다면 이것을 트집잡아 나를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움에 떤다. 강박불안은 내가 상대방을 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래서 강박불안이 올라오면 적과의 동침인 상태로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다. 이런 마음상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하면서 좋은 에..
지금껏 해온 노력들의 결과가 0 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할 지 모르겠다. 1년의 시간을 들여 싱잉볼 명상 앱을 만들었고 약 두 달전에 오픈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사용률이 많이 저조하다. 내 기분도 같이 저조하다. 마치 빵점 짜리 성적표를 받은 기분이다. 나의 가치도 빵점이 된 것 같다. 회사 일도 그렇고 개인 프로젝트도 그렇고 뭐 하나 잘 되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머릿속은 온통 경제적 독립뿐이다. 머릿속 이상과 현실의 괴리만큼 인간의 정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 없다고 한다. 살면서 가장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요즘이다. 순간순간마다 옳은 판단이라 믿으며 선택하고 여기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지금의 나는 왜이리 불만족스러운 것일까. 또, 일을 하면서 ..